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요르단 축구대표팀에게 충격 패를 당한 후에도 환한 미소를 보여 축구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완패 후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를 포함해 취재진이 재차 그의 미소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클린스만 감독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
클린스만호는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충격 패' 했다. 이로써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이번 패배는 유독 썼다. 요르단은 객관적인 전력이 한국보다 약체라고 평가받는다. 과거 전적도 3승 3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요르단은 87위로 격차가 크다. 그런 요르단에게 유효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일방적으로 밀리다 한 패배인 탓에 충격이 큰 상황이다.
손흥민을 포함해 선수들은 경기 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나 수장인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이와 관련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상대가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 축하는 당연하다. 상대가 잘했을 때는 받아들이고, 축하해주고, 존중해줘야 한다. 이걸 못하게 하는 건 생각하는 관점이 다를 뿐"이라며 "축하 역시 지도자로서, 패배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신 기자도 '이번 경기가 당신의 커리어에 어떤 실망감으로 다가오고, 그런 실망감을 더 표현하기를 팬들이 원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느냐'고 물어보는 등 유사한 질문이 반복되자 얼굴을 붉히며 화난 어조로 답변했다.
클린스만은 "나는 매우 화났고,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망스럽다"면서도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상대에게 미소를 짓고 축하한 것은 개인적인 축하였고,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후 내가 미소를 지으면서 걸어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며 "우리가 오늘 진 이유가 있었다. 그런 이유를 받아들이고, 경기장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상대에게는 존중을 보여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러한 미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 등 졸전을 치른 후에도 미소를 지으면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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